그림 107옛 기계관
금속활자와 인쇄기
활자에는 글자가 거꾸로 새겨져 있습니다. 먹을 묻혀 종이를 누르고 뒤집으면 글자가 바로 읽힙니다.
이 기기에서는 3D를 띄울 수 없습니다. 아래 안내 단계를 글로 볼 수 있습니다.
1 / 20 거꾸로 새긴 활자큰 전시용 활자로 낱말 하나를 조판했습니다. 활자 면을 보면 글자가 모두 거울에 비친 모양입니다. 이제 롤러가 먹을 묻힙니다.
끌어서 돌리고, 휠이나 두 손가락으로 확대하세요.
활자는 왜 거꾸로 새길까
고무도장을 종이에 찍으면 글자가 바로 나옵니다. 그런데 도장을 뒤집어 들여다보면 글자는 좌우가 바뀌어 있습니다. 활자 인쇄도 똑같습니다. 활자는 작은 쇠 덩어리 끝에 글자 하나를 도드라지게 세운 것이고, 그 글자는 거꾸로 새겨져 있습니다. 도드라진 글자에 먹을 묻히고 종이를 얹어 누른 뒤 떼어 내면, 종이는 활자 위에서 한 번 뒤집힌 셈이므로 거꾸로 새긴 글자가 다시 바로 서서 읽힙니다.
무대의 첫 작업대는 이것을 내 이름으로 해 봅니다. 이름이나 짧은 낱말을 넣으면 높이 23.3 mm의 큰 전시용 활자로 조판틀(활자를 꽉 잡아 주는 쇠틀)에 조판합니다. 위에서 활자 면을 보면 글자가 모두 거꾸로입니다. 롤러가 도드라진 면에만 먹을 묻히고, 한지를 엎어 얹고, 문지르개로 문지른 다음 종이를 떼어 들어 보여 줍니다. 활자와 찍힌 종이는 같은 코드로 그리며, 검사 프로그램이 여러 낱말을 가로와 세로로 넣어 거울 글자로 짠 판이 언제나 바로 읽히는 종이를 찍어 내는지 확인합니다. 거울을 켜면 활자 뒤에 세운 유리에 종이에 찍힐 모양이 비칩니다.
이 전시의 나머지는 모두 이 한 가지 생각을 바꿔 쓴 것입니다. 목판 인쇄는 한 쪽 전체를 판 하나에 거꾸로 새겼습니다. 고려와 조선의 장인들은 청동 활자를 한 자씩 주조해 인판에 고정했습니다. 마인츠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공방은 글자마다 강철 부형에 거꾸로 새기고 필요한 만큼 활자를 부어 냈습니다. 몇백 년 뒤에는 증기 인쇄기가 움직이는 판 위로 종이를 굴렸고, 라이노타입은 한 줄을 통째로 거꾸로 된 쇠막대 하나로 주조했습니다.
무대에는 작업대가 9곳 있고 한 번에 하나씩 보입니다. 작업대 조작이나 조작판 아래 목록으로 바꾸세요. 작업대마다 공정을 되풀이해 보여 주고, 공정 단계 조작으로 원하는 단계에서 멈출 수 있으며, 찍기 버튼은 먹칠부터 한 바퀴를 돌립니다. 작업대 곳곳에 작은 볼거리 13개가 숨어 있습니다. 눌러서 모아 보세요.
목판이 먼저였다: 판 한 장에 한 쪽
움직이는 활자가 나오기 전에는 한 쪽 전체를 글자마다 거꾸로 도드라지게 새긴 판으로 찍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가장 큰 판 묶음은 해인사 대장경판입니다. 국가유산청은 81,258판으로 기록하며, 1232년 몽골 침입으로 앞서 만든 대장경이 불탄 뒤 12371248년에 새겼습니다. 한 장은 가로 약 70 cm, 세로 약 24 cm, 두께 2.64 cm, 무게 3~4 kg입니다. 모두 1,496종 6,568권이 들어 있습니다.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습니다.
판 한 면에 23행, 한 행에 14자씩 새기고 양면을 다 새겼으므로 한 장에 약 640자(23 x 14 x 2 = 644)가 들어갑니다. 전체로는 약 5,200만 자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를 조선왕조실록 약 5,400만 자와 견주고, 머릿속에 그리기 어려운 숫자 두 개를 덧붙입니다. 눕혀서 한 줄로 쌓으면 높이 약 3,200 m, 무게는 약 280톤입니다.
목판 작업대는 이런 경판 한 장을 보여 줍니다. 글 대신 붓 자국 같은 무늬를 23행 14자로 새겼습니다. 먹을 솔로 바르고, 종이를 엎어 놓고, 뒤를 문지르고, 떼어 냅니다. 판 한 장으로 같은 쪽을 몇 번이고 찍을 수 있습니다. 경판 쌓기를 켜면 마네킹 옆에 경판 100장 더미가 약 3.9 m 높이로 섭니다. 전체를 쌓으면 이보다 800배 넘게 높습니다.
목판은 같은 책을 거듭 찍을 때 좋습니다. 약점은 쪽마다 판이 하나씩 있어야 하고, 판 하나로는 다른 것을 찍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몇백 쪽짜리 책이라면 첫 부를 찍기 전에 판 몇백 장을 먼저 새겨야 합니다.
왜 움직이는 활자인가
움직이는 활자는 이 순서를 뒤집습니다. 쪽을 새기는 대신 글자를 하나씩 작은 덩어리로 만들어 쌓아 두고, 인판에 벌여 한 쪽을 짜서 찍은 다음, 판을 풀어 같은 활자로 다음 쪽을 짭니다. 책 한 권을 위해 새기는 것이 없습니다. 같은 활자로 이번 달에는 전례서를, 다음 달에는 시집을 찍을 수 있습니다.
대신 활자를 많이 갖춰야 합니다. 로마자 한 쪽은 몇십 가지 글자를 되풀이해 씁니다. 한자 한 쪽에는 서로 다른 글자가 몇백 자, 책 한 권에는 몇천 자가 나옵니다. 그래서 한자 활자 한 벌에는 서로 다른 글자가 수천 종 있어야 하고, 자주 쓰는 글자는 여러 개씩 있어야 하며, 모두 높이가 같아야 고르게 찍힙니다. 42행 성서 활자의 서로 다른 글자 290자와 견주어 보면 두 전통이 왜 그렇게 다르게 자랐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금속활자에는 주조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세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했다고 짚습니다. 활자를 부어 내는 주조술, 활자를 판에 붙잡아 두는 끈적한 물질(밀랍), 그리고 쇠에 잘 묻는 기름먹입니다. 국가무형유산 금속활자장 임인호도 쇠에 잘 묻는다는 이유로 기름 그을음으로 만든 먹을 씁니다.
우리나라의 첫 기록
지금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은 1377년의 직지이지만, 기록은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정받는 기록은 둘입니다.
첫째는 불교 책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목판본입니다. 책 끝에 무신 집정 최이가 쓴 글이 있는데, 구하기 어려운 책이어서 주자본을 바탕으로 1239년에 다시 새겼다고 합니다. 조정이 1232년에 개경에서 강화도로 옮겼으므로, 백과사전은 13세기 초 개경에서 이미 금속활자를 쓰고 있었다고 봅니다.
둘째는 문인 이규보의 글입니다. 조정이 강화로 피란할 때 예관이 50권짜리 국가 전례서 상정예문을 미처 챙기지 못했습니다. 최이가 가져온 한 질을 바탕으로 주자로 28부를 찍어 관서에 나눠 주었다고 합니다. 남은 책은 없습니다.
백과사전은 받아들이지 않는 설도 적어 둡니다. 비문의 한 구절을 무리하게 풀이한 11세기 기원설, 쇠를 녹이는 법을 뜻하는 말을 잘못 이해한 1102년 기원설, 소장인을 잘못 읽은 12세기 중엽 기원설입니다. 무대는 위의 두 기록만 따릅니다.
밀랍으로 청동 활자를 부어 내기
백과사전은 직지 활자를 밀랍주조법으로 만들었다고 봅니다. 절에서 오래 써 온 청동 주조 방법입니다. 글자마다 먼저 밀랍 막대에 거꾸로 새긴 어미자를 만듭니다. 어미자를 가운데 밀랍 막대에서 뻗은 밀랍 가지에 붙이고, 가지 전체를 고운 흙으로 싸서 위에 쇳물 받이를 만든 뒤, 가열해 밀랍을 녹여 빼면 흙 속에 그 모양만 남습니다. 여기에 구리와 주석을 섞은 청동을 1,100~1,200 °C로 녹여 붓습니다. 식으면 흙을 깨뜨리고, 청동 가지에서 활자를 하나씩 떼어 반듯하게 다듬습니다. 국가유산진흥원이 소개한 임인호의 작업이 이 순서이고, 주조 작업대도 그대로 따릅니다.
밀랍 어미자는 하나하나 손으로 새기고 주조하면서 없어지므로, 같은 글자라도 활자가 똑같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은 직지의 책장에 그대로 드러나며, 뒤에서 다시 설명합니다. 밀랍은 벌집에서 얻습니다. 임인호는 이를 위해 토종벌을 기르고 1년에 한 번 밀을 얻습니다. 작업대 위에 벌집이 하나 있는데, 숨은 볼거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쇳물 온도 조작을 움직여 보세요. 약 1,000 °C 아래로 부으면 쇳물이 흘러 들어가기 전에 받이에서 굳습니다. 1,0001,100 °C에서는 흘러 들어가기는 하지만 가는 획까지 차기 전에 굳어, 가지에 활자가 빠진 채로 나옵니다. 1,1001,200 °C 띠 안에서는 모든 활자가 찹니다. 곡선 모양과 1,200 °C를 넘을 때의 경고는 모형에서 정한 것이고, 띠 자체는 장인의 숫자입니다.
주물사 주조, 그리고 고려를 둘러싼 학설
조선의 관청 주자소는 다른 방법으로 활자를 만들었습니다. 나무 어미자를 틀에 채운 고운 모래에 눌러 찍고, 모래를 채운 두 번째 틀을 위에 덮고, 쇳물 길을 낸 다음 청동을 빈 자리로 흘려 넣습니다. 어미자가 없어지지 않으므로 같은 글자를 몇 번이고 주조할 수 있고 모양도 같게 나옵니다. 백과사전은 1403년 계미자본과 직지를 견주면 주조 방법이 밀랍에서 주물사로 바뀌어 활자가 고르고 같은 글자의 모양이 같다고 설명합니다.
주조 방법을 주물사로 바꾸면 주조 작업대가 달라집니다. 밀랍 대신 나무 어미자, 흙 대신 모래 틀 두 개가 나오고, 청동 가지는 한 평면에 놓입니다. 고려가 어느 방법을 썼는지는 모든 경우에 정리된 것이 아닙니다. 유네스코 직지 등재 신청서는 직지 활자를 밀랍주조로만 설명할 수 있다고 보고, 1996년에 두 방법을 다 시험한 복원 장인도 밀랍주조를 택했습니다. 고려에도 주물사 주조가 쓰였다는 연구자들도 있으며, 특히 중앙 관서가 만든 활자를 근거로 듭니다. 무대는 이 주조법을 학설이 갈리는 것으로 표시하고 두 방법을 모두 보여 줍니다.
고려 활자는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개경의 무덤에서 나왔다고 기록된 복 자 청동 활자 하나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습니다. 뒷면이 타원형으로 오목하게 파여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그 까닭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오목한 곳에 밀랍이 차서 굳으면 인쇄하는 동안 활자가 움직이지 않고, 구리도 덜 듭니다. 계미자는 이와 달리 뒷면을 뾰족하게 만들어 밀랍에 꽂히게 했습니다.
직지, 1377년
직지는 백운 스님이 엮은 불교 책입니다. 금속활자본은 1377년 7월 청주 교외의 흥덕사에서 찍었고, 책 끝에 그 장소와 날짜가 찍혀 있습니다. 남은 것은 하권뿐입니다. 19세기 말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 콜랭 드 플랑시가 한국에서 수집했고, 1911년 파리 경매에서 앙리 베베르가 샀으며, 195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되어 지금도 그곳에 있습니다.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는 책을 이렇게 적습니다. 양면에 찍은 39장, 24.6 x 17.0 cm, 다섯 바늘로 꿰맸습니다. 표지와 첫 장은 없어져 나중에 보충했습니다. 한 쪽은 11행이고 한 행에 18~20자입니다. 활자 크기가 제각각이라 글자 수가 다릅니다. 활자는 두 가지 크기로, 본문은 중간 활자, 주석은 작은 활자를 썼고, 중간 활자가 모자랄 때 작은 활자를 대신 쓰기도 했습니다. 되풀이되는 글자 모양을 보면 인판 두 개를 번갈아, 한쪽을 찍는 동안 다른 쪽을 짜며 썼습니다. 그래서 직지 작업대에는 두 번째 인판이 있고, 첫 판을 찍는 동안 채워집니다.
1년 뒤인 1378년에는 취암사에서 목판본을 새겼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있고, 1997년에는 불갑사에서도 하나가 나왔습니다. 이 목판본 덕분에 사라진 상권의 내용도 압니다.
직지가 얼마나 오래된 책인지는 바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모리스 쿠랑이 1901년 조선서지에 직지를 올렸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연구원 박병선 박사가 1967년 무렵 직지를 처음 보았고, 1972년 도서관의 BOOKS 전시에서 금속활자로 찍은 책임을 밝힌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2001년 9월 4일 직지 하권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습니다. 과학 분석으로 직지의 종이가 한국에서 자란 닥나무로 만든 한지임이 밝혀졌고, 2023년 도서관은 약 50년 만에 직지를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직지 책장이 보여 주는 것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와 백과사전은 직지 책장에서 보이는 것을 적어 두었고, 하나하나가 만드는 방법을 말해 줍니다.
- 먹색이 고르지 않아 어떤 글자는 새까맣고 어떤 글자는 흐립니다. 판 면이 평평하지 않았습니다.
- 글자가 기울고 줄이 곧지 않습니다. 활자가 무른 밀랍 위에 서 있다가 움직였습니다.
- 같은 글자가 한 쪽 안에서도 모양이 다르지만, 다른 쪽에서는 같은 활자가 다시 나옵니다. 어미자를 손으로 하나씩 만들었습니다.
- 거꾸로 찍힌 글자가 있습니다.
- 주조할 때 빠진 글자 하나가 있어, 그 자리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아래에 손으로 글자를 써 넣었습니다.
- 몇몇 글자에 티와 쇠 부스러기가 보이고, 끝 무렵에는 판 하나에서 활자 하나가 빠졌습니다.
직지 작업대는 이 가운데 여러 가지를 되살립니다. 활자의 무늬는 글이 아니라 글자를 대신하는 무늬입니다. 누르는 힘을 올리면 문지를 때 밀랍 속 활자가 기울어 글자가 비뚤게 찍힙니다. 찍은 종이에서 손으로 그린 동그라미를, 인판에서 거꾸로 꽂힌 활자와 빈 칸을 찾아보세요. 인판 옆에는 빨간 실 다섯 바늘로 꿰맨 책이 있습니다.
조선 주자소: 서너 장에서 스무 장, 다시 마흔 장으로
조선은 1403년에 주자소를 두고 몇 달에 걸쳐 첫 활자 계미자를 주조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그 어려움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인쇄하는 동안 활자가 움직이고 기울어 밀랍을 자꾸 녹여 부어 바로잡아야 했고, 밀랍은 많이 들면서도 하루에 전지로 서너 장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1420년에 만든 경자자는 활자를 작고 가지런하게, 인판은 판판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활자가 꼭 맞게 했습니다. 활자가 더는 움직이지 않아 인쇄 중에 밀랍을 쓰지 않았고, 하루 일이 약 20장, 4~5배로 늘었습니다.
1434년에는 이천을 중심으로 장영실, 이순지 등이 두 달 만에 크고 작은 갑인자 약 200,000자를 만들었습니다. 활자와 인판을 네모반듯하고 평평하게 만들고 틈을 밀랍 대신 대나무와 나무로 메운 완전한 조립식 인판이었습니다. 하루 일은 다시 두 배인 약 40장이 되었습니다. 세종실록은 이 주조를 1434년 7월 기사에 적었습니다. 갑인자는 약 140년 동안 쓰인 뒤 다시 주조되었는데, 백과사전은 두 번째 주조를 1573년과 1580년 두 설로 적고, 같은 글자꼴을 모두 여섯 번 주조했다고 합니다.
갑인자 작업대는 조립식 인판을 보여 줍니다. 줄마다 대나무 조각이 들어가고, 네모난 활자가 내려앉고, 문질러도 활자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활자 고정을 밀랍 고정으로 바꾸면 계미자 같은 판이 되어 활자가 기울고, 판독창의 숫자가 하루 약 40장에서 서너 장으로 떨어집니다. 납 활자도 나왔습니다. 1436년의 병진자는 우리나라 첫 연활자로 꼽힙니다.
금속으로 만든 한글
훈민정음은 갑인자를 주조하고 열두 해 뒤인 1446년에 반포되었습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첫 한글 금속활자는 1447년 무렵, 새 글자로 찍은 두 책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석가의 일대기를 담은 석보상절과 세종이 직접 지은 월인천강지곡입니다. 두 책 모두 한글 활자와 한자 활자를 함께 썼습니다. 이 활자를 갑인자 병용 한글자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글은 이 이름이 맞지 않다고 짚습니다. 갑인자는 한글이 나오기 전인 1434년에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훈민정음은 자음 17자와 모음 11자, 모두 28자입니다. 그런데 우리 활자 상자에는 자모가 아니라 음절 덩어리가 들어갑니다. 첫소리, 가운뎃소리, 때로는 끝소리가 모인 덩어리입니다. 오늘날의 자모로 만들 수 있는 음절은 19 x 21 x 28 = 11,172개이므로, 한글 활자 한 벌은 알파벳보다 한자 활자에 가깝습니다. 조작판 아래 이름 도구는 내 이름으로 이를 세어 줍니다. 활자가 몇 개인지, 서로 다른 음절이 몇 개인지, 그 음절이 자모 몇 개로 이루어지는지입니다.
갑인자 작업대는 첫 줄에 한글 낱말을 세웁니다. 이름 작업대에서는 한글과 로마자를 가로나 세로로 모두 짤 수 있습니다.
마인츠: 부형, 자모, 손틀 주형
마인츠의 문제는 달랐습니다. 로마자는 글자 수가 적지만 책 한 권에는 글자마다 아주 많은 활자가 들고, 모두 높이와 너비가 똑같아야 합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그 방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글을 낱낱의 요소로 나눕니다. 소문자와 대문자, 문장부호, 합자, 필사가들이 쓰던 약어입니다. 요소마다 강철 막대 끝에 글자를 거꾸로 새긴 부형을 만듭니다. 부형을 망치로 구리처럼 무른 쇠 덩어리에 박으면 글자가 바로 선 모양으로 오목하게 남는데, 이것이 자모입니다. 자모는 네모반듯하게, 깊이가 고르게 다듬었습니다.
활자를 부을 때는 손틀 주형 두 쪽 사이의 통로 한쪽 끝을 자모로 막습니다. 위로 쇳물을 붓고 두 쪽을 열면 발 끝에 탕구가 달린 활자가 나옵니다. 글자마다 부러지는 자리를 정해 두어서 탕구를 떼면 모든 활자의 높이가 같았습니다. 박물관은 손틀 주형을 이 발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부릅니다. 필요한 양을 빨리 주조할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쇳물은 납과 주석에 다른 것을 섞은 합금으로, 빨리 식고 인쇄기 압력을 견뎠습니다. 후대의 활자 합금은 기록이 잘 남아 있습니다. 1918년 인쇄 교본은 납 5, 안티모니 2, 주석 1을 들고, 1930년 미국 표준국 연구는 스테레오판 합금과 라이노타입 합금이 240 °C 안팎에서 굳는다고 쟀습니다. 손틀 주형 작업대는 그보다 조금 높은 280~360 °C를 모형 범위로 씁니다. 이 온도의 납 합금은 빛나지 않고 녹은 은처럼 흘러내립니다.
작업대는 한 바퀴에 활자 하나를 만듭니다. 부형, 때리기, 끼우기, 붓기, 열기, 탕구 떼기, 그리고 식자 스틱입니다. 몇 바퀴가 지나면 스틱에 낱말 하나가 거꾸로 모입니다. 작업대에는 떼어 낸 탕구 더미가 있습니다.
42행 성서
구텐베르크의 가장 유명한 책은 2권짜리 라틴어 성서로, 1,282쪽, 한 단에 42행, 한 쪽에 2단입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직원 약 20명이 함께 만들었고 이 책을 위해 서로 다른 글자 290자를 주조했다고 합니다. 날짜는 파리에 있는 한 부의 제본에 적힌 1455년 기록에 기대고 있으며, 미국 의회도서관은 1455년 무렵 나온 책으로 봅니다.
몇 부를 찍었는지는 추정이고, 기관마다 세부가 다릅니다. 약 180부라는 숫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견본 낱장을 본 에네아 실비오 피콜로미니가 1455년에 쓴 편지 한 통에서 나왔습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종이 150부, 양피지 30부로 나누고, 미국 의회도서관은 145부와 35부, 케임브리지 대학 도서관은 양피지를 약 45부로 봅니다. 남은 부수도 다릅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49부로 세고 그중 2부를 소장하며, 대영도서관 조사는 48부, 그중 완전한 것을 20부로 세고, 미국 의회도서관은 완전한 것을 21부라고 합니다. 낱권과 조각을 어떻게 세느냐에서 차이가 납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도서관은 숫자 세 개를 더 줍니다. 활자 약 16,000개, 종이 약 50,000장, 약 3년의 작업입니다. 각 권 첫머리의 붉은 제목은 처음에 인쇄하려다가 그만두었습니다. 뮌헨 본과 빈 본, 두 부에는 붉은 제목을 손으로 써 넣을 때 본보기로 삼으려고 인쇄한 표가 남아 있습니다. 인쇄기 작업대의 받침대에 이 표를 붙여 두었습니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한 가지 표현에 조심스럽습니다. 42행 성서는 세계 첫 인쇄 책이 아니며, 도서관은 이 책을 서유럽에서 처음 움직이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한 세기 앞서 금속활자를 썼기 때문입니다.
나무 인쇄기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이 인쇄기를 판의 모양을 종이나 양피지에 고르게 옮기는 장치를 갖춘 나사식 압착기라고 설명합니다. 그 전에는 우리 작업대처럼 문질러서 찍었습니다. 인쇄기 작업대는 이런 나무 나사식 인쇄기를 실물 크기로, 높이 약 2 m로 세우고 옆에 1.7 m 마네킹을 둡니다.
한 바퀴는 이렇게 돌아갑니다. 판대를 밖으로 뺀 동안 가죽 잉크 볼 두 개로 판에 잉크를 두드립니다. 양피지를 댄 접이식 틀인 팀판에 종이를 얹고, 여백을 가려 깨끗이 지켜 주는 프리스킷을 덮습니다. 팀판과 프리스킷을 판 위로 접습니다. 옆의 손잡이 런스를 돌려 판대를 압반 아래로 감아 넣습니다. 인쇄공이 손잡이를 당기면 나사가 조금 돌고, 압반이 종이를 활자에 누릅니다. 판대를 빼고 팀판을 열어 찍힌 종이를 걸어 말립니다.
종이를 옆이 아니라 끝에서 접어 덮으므로, 여기서는 판이 인쇄를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로 뒤집은 모양입니다. 어느 쪽이든 종이가 활자 위에서 한 번 뒤집히는 것은 같고, 검사 프로그램은 두 경우를 다 확인합니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1440년대부터 300년 동안 인쇄기의 구조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적습니다. 1800년 무렵 영국에서 처음 쇠로만 만들어 스탠호프 백작의 이름이 붙은 인쇄기도 시간당 약 200번, 한 번에 종이 한 면을 찍었습니다. 1829년의 쇠 워싱턴 손 인쇄기는 로버트 호가 1902년에 쓴 책에 따르면 많아야 시간당 250번 찍었습니다.
무대의 판에는 내 낱말이 블랙레터 글꼴로 제목처럼 들어가고, 그 아래에 42행짜리 단 두 개가 붓 자국 무늬로 들어갑니다. 글꼴은 마인츠 풍의 공개 라이선스 글꼴이며 42행 성서 활자를 베낀 것이 아닙니다.
한국과 마인츠를 나란히
직지는 1377년에, 42행 성서는 1455년까지 찍었으니 78년 차이입니다. 둘을 나란히 놓으면 같은 생각을 얼마나 다르게 썼는지 보입니다.
- 우리 활자는 청동으로, 밀랍이나 모래 틀에 1,100~1,200 °C 쇳물을 부어 만들었습니다. 마인츠 활자는 납 합금으로, 손틀 주형에 몇백 도의 쇳물을 부어 만들었습니다.
- 우리 활자 한 벌에는 서로 다른 글자가 수천 종 있어야 했습니다. 마인츠 성서 활자는 290자였습니다.
- 우리 인쇄공은 종이를 손으로 문질러 찍었습니다. 마인츠는 나사식 인쇄기를 썼습니다.
- 우리 인판은 밀랍으로, 나중에는 대나무를 끼운 조립식 인판으로 활자를 잡았습니다. 마인츠는 판을 쇠틀에 죄었습니다.
- 둘 다 쇠에 잘 묻는 먹이나 잉크가 있어야 했습니다.
무대는 한쪽이 다른 쪽으로 이어졌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인쇄 지식이 동아시아와 유럽 사이를 오갔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며, 여기 출처들은 그 문제를 정리하지 않습니다.
먹과 종이
활자는 인쇄의 절반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활자에 무엇을 묻히고 무엇에 찍느냐이며, 여기서도 한국과 마인츠가 다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금속활자 인쇄에 갖춰야 할 세 가지 가운데 하나로 기름먹을 꼽습니다. 먹이 활자 면에 잘 붙었다가 종이로 깨끗이 옮겨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인호의 작업 설명에는 쇠에 잘 묻는 기름 그을음 먹으로 칠하고, 한지에 애벌인쇄를 한 뒤 교정을 보고 나서 찍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갑인자본의 먹물이 시커멓고 윤이 나서 선명하다고 하며, 이것이 우리 활자본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까닭의 하나입니다.
우리 종이는 닥나무 껍질로 만든 한지입니다. 직지를 직접 과학 분석한 결과 그 종이는 한국에서 자란 닥나무로 만든 한지였습니다. 2023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 전시를 위해 새 한지로 직지 복본 2종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지금 모습을, 하나는 처음 찍었을 때의 모습을 추정해 되살린 것입니다.
마인츠의 42행 성서는 케임브리지 대학 도서관의 설명처럼 아마 넝마를 풀어 만든 종이에 찍었고, 일부는 손질한 송아지 가죽인 양피지에 찍었습니다. 무대의 작업대는 섬유가 긴 한지 질감을, 인쇄기는 더 매끈한 넝마 종이를 씁니다.
먹 양과 누르는 힘 조작은 찍는 작업대 어디서나 듣습니다. 먹이 모자라면 흐리고 얼룩이 지며, 많으면 획이 번지고, 누르는 힘이 약하면 군데군데 빠지고, 밀랍 인판을 너무 세게 누르면 활자가 기웁니다. 과제 하나는 둘 다 엉망인 상태에서 시작해 90% 이상 고르게 찍기를 요구합니다.
증기와 원통
인쇄기는 19세기에 들어서도 사람 손으로 돌렸습니다. 변화는 프리드리히 쾨니히와 안드레아스 바우어의 증기 원통 인쇄기에서 왔습니다. 두 사람이 세운 회사 쾨니히 운트 바우어는 첫 기계가 시간당 800장으로 손 인쇄기의 두 배를 넘었고, 런던의 더 타임스를 위해 만든 증기 복동 원통 인쇄기는 시간당 1,100장을 찍었다고 합니다. 이 기계는 1814년 11월 28일 밤부터 29일까지 처음 쓰였고, 독자들은 그날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로버트 호의 1902년 책은 타임스의 두 기계를 시간당 800장으로 적으므로, 여기서도 출처마다 숫자가 다릅니다.
이런 인쇄기에서 판은 판대에 실려 도는 원통 아래를 오갑니다. 앞으로 갈 때 원통의 집게가 잡은 종이가 먹이 묻은 활자 위로 굴러가며 찍히고, 돌아올 때 판대가 잉크 롤러 아래를 지납니다. 실린더 작업대는 이 움직임을 개념 모형으로, 돌아오는 동안 기다리는 원통 하나로 보여 줍니다. 보통 속도에서 3.3초에 한 장, 시간당 약 1,100장입니다.
속도는 계속 올라갔습니다. R. 호 회사는 1840년대에 가운데 원통 둘레에 활자를 죈 활자 원통 인쇄기를 만들었는데, 미국 의회도서관은 급지 한 곳마다 시간당 2,000장, 호의 책은 급지 4곳짜리 기계를 시간당 약 8,000장으로 적습니다. 뉴욕 트리뷴은 1875년에 두루마리 윤전기로 시간당 14,000부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한 줄씩 통째로: 라이노타입
인쇄기는 빨라졌지만 조판은 여전히 손으로 한 자씩 했습니다. 오트마르 메르겐탈러의 라이노타입이 이를 바꿨습니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작동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조판공이 자판을 누르면 자판마다 매거진에서 황동 모형이 하나씩 내려오고, 모형들이 낱말 사이에 스페이스밴드를 끼운 채 한 줄로 서면, 기계가 그 줄 전체를 활자 합금 막대 하나로 주조합니다. 이 막대를 슬러그라고 합니다. 모형은 다시 위로 올라가 제 칸으로 돌아갑니다. 발행인 화이트로 리드가 투자자로 있던 뉴욕 트리뷴이 1886년에 첫 기계를 시험했고, 1889년에는 42대를 돌렸습니다.
라이노타입 자판의 첫 두 줄은 etaoin shrdlu입니다. 조판공은 틀린 줄을 표시해 슬러그를 버리려고 이 자판을 손가락으로 죽 눌렀는데, 가끔 그대로 신문에 찍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가 활자 주조를 멈춘 1978년의 그날을 다룬 기록 영화 제목이 Farewell Etaoin Shrdlu입니다.
라이노타입 작업대는 내 낱말을 슬러그로 주조합니다. 이 전시의 다른 판과 마찬가지로 글자는 거꾸로이고, 슬러그는 갤리로 가서 다른 슬러그 옆에 놓입니다.
활자 세어 보기
조작판 아래 실험 칸은 숫자를 로그 눈금에 나란히 놓고 줄마다 출처를 적습니다.
- 대장경판 글자 약 5,200만 자, 경판 81,258판
- 1434년에 주조한 갑인자 약 200,000자
- 청주고인쇄박물관이 2011~2015년에 밀랍주조법으로 복원한 직지 활자 약 30,000자
- 직지 하권 글자 약 16,000자. 39장, 양면, 11행, 행당 19자로 셈한 추정입니다(실제로는 행당 18~20자).
- 42행 성서에 든 활자 약 16,000개, 1,282쪽, 서로 다른 글자 290자
- 만들 수 있는 한글 음절 11,172개와 그것을 이루는 28자
복원 숫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국가유산진흥원에 따르면 임인호는 한 번에 100자 넘게 부어 직지 활자 5,000여 자를 밀랍주조법으로 다시 만들었고, 청주고인쇄박물관 사업은 약 30,000자를 복원했습니다.
한 장 찍는 데 걸리는 시간
실험 칸은 속도도 견주는데, 여기서는 단위를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 숫자는 손으로 문질러 찍은 하루 장수입니다. 계미자 서너 장, 경자자 약 20장, 갑인자 약 40장입니다. 인쇄기 숫자는 종이 한 면을 한 번으로 친 시간당 횟수입니다. 1800년 무렵 쇠 스탠호프 인쇄기 약 200번, 워싱턴 인쇄기 많아야 250번, 쾨니히 증기 인쇄기 1,100장, 급지 4곳짜리 호 인쇄기 약 8,000장, 1875년 트리뷴 윤전기 14,000부입니다.
하루와 시간을 한 눈금에 놓으려고 실험 칸은 하루 일하는 시간을 10시간으로 잡습니다(모형 값). 찍을 장수를 넣으면 방법마다 걸리는 시간이 나옵니다. 우리 종이 한 장과 유럽 종이 한 장이 같은 것이 아니어서 대강의 비교이지만, 손에서 증기로 넘어가는 차이는 어느 눈금에서나 뚜렷합니다.
실물은 어디서 볼까
실물은 몇 곳에서 볼 수 있고, 곳마다 무대가 보여 줄 수 없는 것을 더해 줍니다.
-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를 찍은 흥덕사 터에 있습니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10:00, 13:30, 15:00에 주조 시연을 하고, 관람객이 직접 찍어 볼 수도 있습니다.
- 국립중앙도서관에는 1378년 목판본 직지가 있고, 도서관은 소장한 금속활자본이 얼마나 전해지는지를 2021년 영상으로 소개했습니다.
- 대장경판은 합천 해인사의 법보전과 수다라장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 마인츠의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42행 성서 2부를 갖고 있고, 복원한 인쇄기를 보여 줍니다.
- 미국 의회도서관에는 양피지에 찍은 완전한 3부 가운데 하나가 있습니다. 대영도서관에는 종이본과 양피지본이 하나씩 있습니다. 오스틴의 해리 랜섬 센터는 완전한 종이본을 1978년부터 늘 전시합니다.
모형에서 단순하게 한 것
- 옛 인판의 활자에는 글 대신 붓 자국 같은 무늬를 넣었으므로 무대에 옮겨 적은 책은 없습니다. 내 낱말과 낱글자 몇 개만 실제 글자입니다.
- 글꼴은 공개 라이선스 글꼴입니다(한글과 한자는 명조체, 마인츠 작업대의 로마자는 블랙레터). 고려, 조선, 마인츠 활자를 베낀 것이 아닙니다.
- 이름 작업대는 글자 면을 읽을 수 있도록 책 활자보다 훨씬 큰 전시용 활자를 씁니다.
- 청동 주조 온도는 장인의 숫자 1,100~1,200 °C를 따르고, 곡선과 실패 기준, 납 합금의 붓는 범위는 모형 값입니다.
- 먹 양과 누르는 힘에 따른 인쇄 상태는 단순한 모형입니다. 먹이 적으면 흐리고, 많으면 번지고, 누르는 힘이 약하면 얼룩집니다.
- 나사식 인쇄기, 실린더 인쇄기, 라이노타입의 비례는 모형에서 정했습니다. 실린더 인쇄기와 라이노타입은 개념 모형입니다.
- 속도는 출처가 적은 그대로 보여 줍니다. 무대가 시간당 1,100장으로 도는 것은 보통 속도의 실린더 작업대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활자의 글자는 왜 거꾸로일까요?
인쇄하면 종이가 활자 위에서 뒤집히기 때문입니다. 먹은 도드라진 면에 묻고, 종이를 그 위에 엎어 누른 뒤 떼어 뒤집으므로 활자에 있던 것이 거울처럼 바뀌어 나옵니다. 거꾸로 새긴 글자는 바로 찍힙니다.
금속활자로 찍은 가장 오래된 책은 무엇인가요?
남아 있는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책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찍은 직지 하권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습니다. 1232년 이전 개경의 금속활자 인쇄와 상정예문 28부처럼 더 이른 기록도 있지만 그 책들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구텐베르크 성서가 세계 첫 인쇄 책인가요?
아닙니다. 목판 인쇄는 훨씬 오래되었고, 한국은 마인츠보다 먼저 금속활자로 찍었습니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42행 성서를 서유럽에서 처음 움직이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이라고 부릅니다.
직지와 구텐베르크 성서는 몇 년 차이인가요?
직지는 1377년, 42행 성서는 1455년까지 찍었으니 78년입니다.
우리 금속활자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직지 활자는 밀랍주조법으로 청동을 부어 만들었습니다. 밀랍에 글자를 새겨 밀랍 가지에 붙이고, 흙으로 싸고, 밀랍을 녹여 빼고, 1,100~1,200 °C 청동을 붓고, 흙을 깹니다. 조선 관청 활자는 나무 어미자로 찍은 모래 틀에 주조했습니다. 고려가 어느 방법을 썼는지는 학설이 갈립니다.
직지의 글자는 왜 고르지 않나요?
활자가 무른 밀랍에 박혀 있어 종이를 문지르는 동안 움직이고 기울었고, 밀랍 어미자를 손으로 하나씩 새겨 같은 글자도 한 쪽 안에서 모양이 다릅니다. 거꾸로 찍힌 글자와 손으로 써 넣은 빠진 글자도 있습니다.
직지는 왜 하권만 남았나요?
금속활자본은 한 부만 알려져 있고 그것이 하권입니다. 하권과 상권의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는 1378년 목판본으로 압니다.
팔만대장경은 무엇인가요?
해인사에 있는 불교 경전 목판 81,258판으로, 1237~1248년에 새겼습니다. 한 면에 23행 14자씩 양면에 새겨 모두 약 5,200만 자입니다. 국보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입니다.
목판으로 찍을 수 있었는데 왜 활자를 만들었나요?
목판 한 장은 한 쪽만 찍으므로 책 한 권에 쪽 수만큼 판이 필요합니다. 활자는 한 쪽을 찍은 뒤 풀어서 다음 쪽, 다음 책에 다시 씁니다.
초기 조선 인쇄는 얼마나 빨랐나요?
국사편찬위원회는 계미자(1403) 하루 서너 장, 경자자(1420) 약 20장, 갑인자(1434) 약 40장으로 적습니다. 고칠 때마다 활자를 더 단단히 붙잡았습니다.
갑인자는 무엇인가요?
1434년 세종 때 두 달 만에 약 200,000자를 만든 활자로, 밀랍 대신 대나무와 나무를 끼운 네모반듯한 조립식 인판을 썼습니다. 하루 약 40장을 찍었고, 같은 글자꼴을 모두 여섯 번 주조했습니다.
첫 한글 금속활자는 언제 만들었나요?
1447년 무렵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을 찍으려고 한자 활자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국가유산청 글은 이 활자를 한글이 나오기 전에 만든 갑인자의 일부로 부르면 안 된다고 짚습니다.
구텐베르크는 활자를 어떻게 만들었나요?
강철 부형에 글자를 거꾸로 새겨 구리에 박아 자모를 만들고, 자모를 손틀 주형에 넣었습니다. 녹인 납 합금을 붓고 주형을 열어 정해진 자리에서 탕구를 떼어, 모든 활자 높이를 같게 했습니다.
구텐베르크 성서는 몇 부 있나요?
약 180부를 찍었다는 숫자는 1455년 편지 한 통에서 나왔습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은 49부가 남았다고 세고, 대영도서관 조사는 48부, 그중 완전한 것을 20부로 셉니다.
증기 인쇄기는 무엇을 바꿨나요?
속도입니다. 쾨니히와 바우어의 복동 원통 인쇄기는 1814년 더 타임스를 시간당 1,100장으로 찍었고, 당시 가장 좋은 쇠 손 인쇄기는 시간당 약 200번이었습니다. 뒤의 인쇄기는 시간당 몇천 부에 이르렀습니다.
라이노타입 슬러그는 무엇인가요?
한 줄을 통째로 쇠막대 하나로 주조한 것입니다. 조판공이 한 줄을 치면 기계가 황동 모형을 세워 슬러그를 주조하고, 모형은 돌아가 다시 쓰입니다.
용어
- 활자: 작은 덩어리 끝에 글자 하나를 거꾸로 도드라지게 새긴 것입니다.
- 인판(판): 한 쪽이나 종이 한 면을 찍으려고 활자를 짜서 죈 것입니다.
- 조판틀: 판을 꽉 잡아 주는 틀입니다.
- 목판: 한 쪽 전체를 도드라지게 새긴 판입니다.
- 밀랍주조법: 밀랍에 새긴 어미자로 흙 거푸집을 만들고 밀랍을 녹여 빼서 주조하는 방법입니다.
- 주물사주조법: 나무 어미자로 고운 모래 틀을 찍어 주조하는 방법입니다.
- 부형: 끝에 글자를 거꾸로 새긴 강철 막대입니다.
- 자모: 글자가 오목하게 박힌 덩어리로, 활자 면의 틀입니다.
- 손틀 주형: 자모에 대고 활자를 하나씩 주조하는 두 쪽짜리 도구입니다.
- 탕구: 주조한 활자 발 끝에 남는 쇠 꼭지로, 떼어 냅니다.
- 식자 스틱: 식자공이 활자를 줄로 세우는 손 받침입니다.
- 팀판과 프리스킷: 손 인쇄기에서 종이를 받치고 여백을 가리는 접이식 틀입니다.
- 압반: 종이를 판에 눌러 주는 평평한 판입니다.
- 슬러그: 라이노타입이 한 덩어리로 주조한 활자 한 줄입니다.
- 한지: 닥나무 껍질로 만든 우리 종이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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